「왜 자꾸 쳐다보는데요
「내가 언제, 임마.」
저 쏙토는 말투. 나보다 더 남자같은 성격이다보니 형같은거겠지
「우리 술 마시러 갈래?」
술? 이 선배는 어떻게 된게 생긴거랑 안 맞게 허구헌날 술,술. 어휴~
「죽는다?」
「예?」
「니 표정에 다 드러나거든. 나 욕했지?」
가끔 안 어울리게 날카로운 구석이 있단 말.. [퍽!!!!!!]
「윽」
왠만한 펀치에 주저앉을 쏘냐-만, 민희선배의 매서운 코크 스크류는
나 이종격투기매니아요- 써붙일만큼 제대로된 어퍼였다.
「가자」
「저.. 지금 한창 과제 폭풍..」
순간 민희선배 표정에 봄같은 웃음이 피어나고 난 겨울같은 한기를
느끼게 됐다.
「가죠, 출발」
올렸던 주먹을 다시 내리는 모습에 안도할 내가 아니지.
굳이 우리 학교의 문제점을 꼽자면, 학생들의 건강증진에는 전혀
도움되지 않을 정도의 애매모호한 이 오르막길이다. 자전거로 오르는 짓은
미친짓이요, 사람을 업고 오르는것도 제 정신에 할 짓이 아닌듯 하다.
「키키키키, 2차가자 2차. 나 내려줘!!」
「..동아리방 다 가서 내려줄께요.」
내 등에 업혀선 이 히스테릭한 웃음을 흘리고 있는 이 양반은, 혼자서
쭉 달리시더니만 이모양 이꼴이다.
「..음냐. 잠깐 내려줘. 앉았다 가자」
의외로 말짱한 목소리의 민희선배는, 근처 벤치로 가 앉았다. 그리고는
멋스럽게 담배를 꺼내 물..
「무슨 짓이냐. 」
난 뺏은 담배를 곽에 담고 채로 뺏어들었다.
「사선배야 말로-」
「성붙여서 부르는지마」
「어쨌든 담배는-」
「다른 사람한테도 그래, 아님 나한테만 특별한거?」
갑작스럽게- 이런 질문이라니. 하려던 말이 입안에서 갈 곳을 잃고 멤돌았다.
「그거야 당연히-」
..선배만 특별한거죠.
「나 좋아하지?」
순간, 얼굴에 심장이 달린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열이 올랐다. 한가운데
직구를 바로 던지다니, 반칙. 그것보다 언제부터 알게 된거지?
「니가 나 쭉- 쳐다보기 시작한 때부터.」
선배가 관심법을 익힌걸까 내 표정이 너무 노골적인걸까
「다른 얘긴 잘도 하면서, 그런 얘긴 못하는 편?」
「…. 부끄럽잖아요.」
「빨리 말했음, 더 빨리 만나고 다닐 수 있었잖아.」
예? 정말? 사실?
「킥킥. 정말 얼굴에 다 드러나는구나. 맨날 빤히 쳐다보긴」
뭐랄까 정말 기쁘기도 하고, 얼떨떨하기도 한 마음이다.
선배도, 날 좋게 생각해줬던 거구나.
이제서야 술 기운이 도는건가. 왜이리 어지럽지.
「이제 나, 성은 빼고 이름 불러. 그리고 반말.」
「네-, 아. 응.」
「킥킥. 술 다 깼지? 올라갈까?」
「…응. 아 그리고, 민희.. 누나」
「뭐?」
「이제부터 금연…」
[퍽!!!!!!]